(2024.11.26)
벌써 11번째 편지를 보내드립니다!
오늘은 참 쓰고싶은 말이 많습니다. 제가 어제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8박 9일 동안 저와 아내, 아들과 딸, 그리고 조원희 청년이 함께 선교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동안은 대부분 저 혼자서 현지를 방문했기 때문에 외롭고 힘들었던 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다섯명이 함께하니 더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혼자 방문했을 때보다 신경써야 하고 복잡한 부분들은 많았지만, 그럼에도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었습니다.
저는 벌써 6번째 도미니카 공화국을 방문했습니다. 매번 갈 때마다 똑같은 학교와 똑같은 길거리 똑같은 선생님과 아이들을 만나지만,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시는 마음은 매번 다르고 새롭습니다. 이제는 오아시스 스쿨 안에 완벽하게 셋팅 되어진 저희 기관의 사무실도 생겼는데, 오피스 안에 저의 물건들을 잔뜩 쌓아두고 그곳을 떠나 다시 캐나다로 돌아올 때마다 내가 있어야 할 자리는 과연 어디인가 늘 고민하게 됩니다.
저희 기관은 도미니카 공화국을 섬기고 있지만, 또한 도미니카 공화국 내에 들어와서 살고 있는 가난하고 소외된 아이티 사람들을 섬기는 것이 목적이기도 합니다. 이번 방문중에는 특별히 1200명이 모여살고 있는 아이티 마을을 방문하여 준비해간 음식을 나눠주고 함께 예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상상할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이티 사람들을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희는 모든 선교여행의 일정을 마치고 마지막날1박으로 호텔에서 쉬면서 모든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제가 호텔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갑자기 방문했던 아이티 마을이 생각이 나면서 먹고 있던 음식을 더이상 먹기가 괴로워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쪽에서는 누가 먹다가 남은 음식, 버려놓은 음식을 어떻게 해서든지 먹기위해 몸부림 치고, 다른 한쪽에서는 음식과 술을 배가 터질 정도로 먹으며 남은음식들을 다 버리는 그런 모습을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가 100억쯤 있으면 가난한 모든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까? 아니 1000억쯤 있으면 도시마다 학교를 세우고 아이들을 양육하고 교육해서 도시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 속에 하나님께서 저와 저희 기관을 통해서 앞으로 하시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지 더 깊이 생각 해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