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7)

👋안녕하세요. 박우람 목사입니다.

12번째 편지를 작성하면서, 벌써 제가 도미니카공화국과 아이티 선교 사역을 시작한 지 1년이 되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처음 도미니카공화국을 방문해서 선교 여행을 다니던 중에 하나님께서 저의 마음과 생각 가운데 남은 인생은 이 사람들과 이 나라를 위해 헌신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그저 한 발자국 내 디뎠을 뿐이데, 하나님께서 지난 1년 동안 하신 일들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은혜와 감사 뿐이었습니다. 선교는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지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깨닫게 하십니다.

오늘은 제가 현지에 갈 때마다 방문하는 아이티 마을에 관한 이야기를 잠깐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이 마을은 라로마나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지역으로 본래는 사탕수수를 재배하는 농장 지역의 하나였습니다.

자연스럽게 그곳에는 불법 체류자 신분인 아이티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사탕수수를 재배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보통 사탕수수를 재배하면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수고비와 허름한 집 등을 제공 받게 됩니다. 그러나 사탕수수는 1년 내내 재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날씨에 따라서 보통 6개월 정도 일을 하고 나중 6개월은 할 일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쉬게 되고, 사탕수수를 재배할 수 있는 시기에만 간신히 먹고살 수 있는 정도의 수입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 지역에서 더 이상 사탕수수가 재배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게 된 것입니다. 결국, 회사는 철수하고 그 지역에 모여 살던 1200명의 아이티 사람들은 그곳에 버려진 채로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이후 그 지역은 라로마나의 모든 레스토랑, 호텔 등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들을 버리는 장소로 전락 하게 되었습니다. 길거리에는 점점 쓰레기가 쌓여가고 쓰레기를 태운 흔적과 연기가 가득합니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그 사람들이 그 쓰레기를 뒤져서 끼니를 해결 해왔다는 사실입니다.

더 충격적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쓰레기를 버리는 지역이 최근에 다른 곳으로 옮겨지게 되었고, 이제는 그 지역의 사람들은 더 이상 쓰레기를 통해서 음식을 얻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쓰레기 마을이 된 것이 슬픈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던 것입니다. 이제 그들에게는 뒤져서 음식을 얻을 수 있는 쓰레기 마저 없어져 버렸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여러 비영리 기관들, 종종 방문하는 단기선교팀, 그리고 라로마나의 지역교회가 전적으로 그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지만, 더 마음 아픈 현실은 그런 마을들이 하나가 아니라 수도 없이 많다는 것 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나라가 없는 난민이기 때문에 도미니카공화국 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신고로 발각이 되면 즉각적으로 아이티로 송환되는 비극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마을에 예배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교회가 세워져있습니다. 아이티마을의 교회 예배 모습을 짧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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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을 위해 헌신하며 기도하는 자들도 있습니다. 제가 올해 2월 이 아이티마을에 방문했을 때, 제가 소속된 교단의 아이티 교회를 처음 방문했었습니다. 그 교회를 섬기는 39세의 젊은 아이티 루이스 목사님이 계셨습니다. 목사님은 사모님과 3명의 자녀들과 함께 살아가며 그 마을을 섬기는 아름다운 가정이었습니다. 저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 목사님과 교제했던 기억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