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0)
도미니카 공화국 선교 사역에 관한 9번째 편지를 보내드립니다!
저는 저의 다섯 번째 도미니카 공화국 선교 여행을 마치고 어제 9월 17일에 다시 캐나다로 돌아왔습니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9월은 정말 더웠습니다. 7~9월까지는 허리케인이 가장 많이 오는 시즌으로 관광객들이 많이 없는 로우 시즌이기도 합니다. 제가 도착했던 9월 10일에는 비가 엄청나게 많이 내렸습니다. 숙소로 이동을 하는데 순식간에 도로가 물에 잠기는 아찔함을 경험하기도 했고, 사람들이 급류에 쓸려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첫날을 제외하고는 날씨가 모두 좋았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좋다는 것은 34도가 넘는 뜨거운 더위가 계속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매번 올 때마다 느끼지만 정말 적응하기 힘든 더위입니다. 숙소에 전기가 나가고, 물이 나오지 않을 때는 정말 집에 당장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저의 삶은 이미 너무 화려하고 예민해져 있었습니다. 캐나다에서 온 저만 빼놓고는 현지 사람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매번 같은 곳을 가고 똑같은 어린이들과 선생님들을 만나지만 그럼에도 갈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새로운 가르침과 메시지를 주십니다. 그래서 늘 도미니카 공화국을 방문하는 시간들은 저에게 특별하고 소중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또 어떤 꿈과 비전을 품게 하실지 기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숙소에서 제 사무실까지 5분 정도 되는 길을 반복해서 걸어 보았습니다. 그 길은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는 학교를 지나서 가게 됩니다. 제가 사무실에 앉아서 새로운 사역을 준비하고 계획을 하려고 할 때면, 바로 옆에 있는 아이들 교실과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공부하고 뛰어노는 소리가 제 귓가에 쉴 틈 없이 들려옵니다. 집중이 되지 않고 방음이 전혀 되지 않는 창문과 건물을 탓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소리를 계속 듣다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이 아이들의 소리를 듣는 것이 내 꿈이고 비전이라는 하나님의 마음이 내 가슴속에 스며듭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뭔가 사람의 눈에 보기에 대단한 사역을 기획해내고 준비하고 해내서 사진과 영상을 찍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하나님은 제가 그곳에 가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이들이 어떻게 학교에서 지내는지 충분히 보고 경험하기를 원하셨습니다.